작은 음 하나가 굳센 양들을 잠시 붙들어 두는 괘로, 구름은 짙으나 아직 비가 되지 못한 때를 그립니다.
아래는 건(☰, 하늘), 위는 손(☴, 바람)인 괘입니다. 건의 덕은 굳셈(健)이고 손의 덕은 들어감(入)이라 안으로 굳세고 밖으로 공손합니다. 주희는 소(小)를 음으로, 축(畜)을 붙들어 멈추게 함으로 풀었습니다. 하나뿐인 음 육사가 다섯 양을 붙들고 있으나 묶어 둘 뿐 단단히 잡지는 못하니 작게 붙듦입니다. 그래도 구이와 구오가 굳세고 가운데에 있어 뜻이 행해지므로 통한다고 합니다.
괘사(卦辭)
괘 전체에 붙은 글입니다. 변효가 없을 때 읽습니다.
小畜,亨。密雲不雨,自我西郊。
소축은 형통하다. 짙은 구름이 끼었으나 비가 오지 않으니 나의 서쪽 교외로부터이다.
안은 굳세고 밖은 공손하며 구이와 구오가 각각 가운데에서 일을 맡아 굳세면서도 치우치지 않으니 뜻이 행해져 통합니다. 그러나 붙듦이 아직 다하지 않아 베풂이 행해지지 못하니 짙은 구름이 끼고도 비가 오지 않는 그림입니다. 짙은 구름은 음의 사물이고 서쪽 교외는 음의 방위입니다. 주희는 '나'를 문왕으로 보았습니다. 문왕이 유리(羑里)에서 역을 풀 때 기주(岐周)를 서쪽으로 바라보았으니 바로 소축의 때였다고 했습니다.
대상(大象)
『상전(象傳)』이 위아래 두 괘의 상으로 괘 전체를 풀이한 문장입니다.
風行天上,小畜。君子以懿文德。
바람이 하늘 위로 부는 것이 소축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문덕을 아름답게 닦는다.
바람은 기운만 있고 형체가 없어 붙들 수는 있어도 오래 붙들지는 못하니 소축의 모습입니다. 주희는 '문덕을 아름답게 닦는다'는 말을 두텁게 쌓아 멀리 베풀기에는 아직 이른 상태로 읽었습니다. 그만큼 작게 다듬는 덕에 머뭅니다.
효사(爻辭)
맨 아래 초효부터 맨 위 상효까지 차례로 실었습니다. 효 이름의 구(九)는 양효, 육(六)은 음효를 뜻합니다.
초구(初九)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復自道,何其咎,吉。
돌아오기를 스스로의 길로 하니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길하다.
아래의 건은 본래 위에 있는 것들이라 위로 나아가려 하지만 음에게 붙들립니다. 그러나 초구는 건의 맨 아래에서 바르게 자리 잡았고 앞의 음과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육사와 바른 짝이면서도 스스로 바름을 지키니 붙들리지 않고 제 길로 돌아오는 그림입니다. 점친 사람이 이와 같으면 허물이 없고 길하다고 주희는 보았습니다.
구이(九二)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牽復,吉。
서로 이끌어 돌아오니 길하다.
아래의 세 양은 뜻이 같습니다. 구이는 음에 조금 더 다가갔지만 굳세고 가운데에 있어 초구와 손을 잡고 함께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것 또한 길한 길이라고 주석은 말합니다. 혼자서 어려울 때 뜻이 같은 이와 함께 돌아서는 장면입니다.
구삼(九三)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輿說輻,夫妻反目。
수레에서 바퀴살이 빠지고 남편과 아내가 서로 눈을 흘긴다.
구삼도 위로 나아가려 하지만 굳세면서 가운데가 아니고 음에 바짝 다가가 있습니다. 바른 짝도 아닌데 음양이 서로 끌리는 바람에 붙들려 나아가지 못하니 수레의 바퀴살이 빠진 그림입니다. 그런데도 뜻이 굳세어 가만있지 못하고 다투니 부부가 서로 눈을 흘기는 그림이 덧붙었습니다. 주희는 이와 같으면 나아가지도 못하고 다툼만 생긴다고 경계했습니다.
육사(六四)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有孚,血去惕出,无咎。
믿음이 있으니 피가 물러가고 두려움에서 벗어나 허물이 없다.
음 하나로 여러 양을 붙드니 본래는 다치고 두려워할 일이 생길 자리입니다. 그러나 부드럽고 순하며 바른 데다 속을 비운 손의 몸이어서 위의 두 양이 돕습니다. 그래서 믿음이 있어 피가 물러가고 두려움이 떠나는 그림이 되었으니 허물이 없는 것이 마땅합니다. 점친 사람도 그런 덕이 있으면 허물이 없다고 주석은 덧붙입니다.
구오(九五)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有孚攣如,富以其鄰。
믿음이 있어 굳게 이어지니 넉넉함으로 그 이웃을 거느린다.
손의 세 효가 힘을 모아 건을 붙드는 데서 이웃의 뜻이 나옵니다. 구오는 가운데에서 높은 자리에 있어 위아래를 아우를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단단히 이어지고 넉넉한 힘으로 이웃을 거느린다고 했습니다. 주희는 여기의 이(以)를 『춘추』에서 '아무개 군대를 이끌고'라고 할 때처럼 마음대로 부린다는 말로 보았습니다. 점친 사람에게 믿음이 있으면 이렇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상구(上九)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既雨既處,尚德載,婦貞厲。月幾望,君子征凶。
이미 비가 내리고 이미 그쳤으니 덕을 숭상하여 가득 쌓였다. 아내는 바르게 지켜도 위태롭다. 달이 거의 보름이니 군자가 나아가면 흉하다.
붙듦이 끝에 이르러 이루어지고 음양이 어우러졌으니 비가 이미 내렸다가 그친 모습입니다. 주희는 음의 덕을 높여 가득 쌓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음이 양 위에 더해졌으니 바르더라도 위태롭습니다. 음이 이미 성해 양에 맞서니 달이 거의 차오른 때와 같아 군자도 나아갈 수 없다는 깊은 경계입니다.
이 괘를 뽑았다면
오늘의 괘에서 이 괘가 나왔다면 변효 수에 따라 읽을 글이 달라집니다. 변효가 없으면 괘사를, 하나면 그 효의 효사를 읽고 여럿이면 주희의 『역학계몽』 규칙을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