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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괘 천택리(天澤履)

위 ☰ 건(乾) · 하늘 / 아래 ☱ 태(兌) · 못

lǚ · 履

굳센 하늘 뒤를 기쁜 못이 조심스레 밟아 가는 괘로, 범의 꼬리를 밟고도 다치지 않는 처신을 말합니다.

아래는 태(☱, 못), 위는 건(☰, 하늘)인 괘입니다. 태의 덕은 기쁨(說), 건의 덕은 굳셈(健)입니다. 주희는 리(履)를 무엇을 밟고 나아가는 뜻으로 풀었습니다. 온화하게 기뻐하는 태가 굳세고 강한 건의 뒤를 밟아 가니 범의 꼬리를 밟고도 다치지 않는 모습입니다. 위태로운 자리에서 어떻게 걸어야 상하지 않는지를 묻는 괘입니다.

괘사(卦辭)

괘 전체에 붙은 글입니다. 변효가 없을 때 읽습니다.

履虎尾,不咥人,亨。

범의 꼬리를 밟았으나 범이 사람을 물지 않으니 형통하다.

태는 음 하나가 두 양 위에 드러난 괘라 그 덕이 기쁨이고 모습은 못입니다. 태가 건을 만나 온화한 기쁨으로 굳세고 강한 것의 뒤를 밟으니 범의 꼬리를 밟고도 다치지 않는 그림이 되었습니다. 괘 이름이 리(履)이고 점사가 이렇게 붙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희는 풀었습니다. 사람이 이와 같을 수 있다면 위태로운 곳에 있어도 다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맞서는 힘보다 부드럽게 뒤따르는 태도가 위험을 건너게 한다는 괘사입니다.

대상(大象)

『상전(象傳)』이 위아래 두 괘의 상으로 괘 전체를 풀이한 문장입니다.

上天下澤,履。君子以辨上下,定民志。

위에는 하늘, 아래에는 못이 있음이 리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위아래를 분별하여 백성의 뜻을 안정시킨다.

주희는 이 문장에 따로 풀이를 달지 않고 정이의 풀이(程傳)에 다 갖추어져 있다고만 했습니다. 문장만 보면 하늘이 위에 있고 못이 아래에 있는 질서를 보고 군자가 위아래를 가려 백성의 뜻을 안정시킨다는 내용입니다.

효사(爻辭)

맨 아래 초효부터 맨 위 상효까지 차례로 실었습니다. 효 이름의 구(九)는 양효, 육(六)은 음효를 뜻합니다.

초구(初九)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素履,往无咎。

꾸밈없이 본디대로 밟아 가니 가면 허물이 없다.

양이 맨 아래, 밟아 가는 일의 처음에 있으니 아직 바깥 사물에 휩쓸려 바뀌지 않았습니다. 주희는 이를 본디 걷던 대로 걷는 사람으로 보았습니다. 이와 같으면 나아가도 허물이 없다고 했습니다. 처음 마음을 그대로 지닌 걸음을 그린 효입니다.

구이(九二)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履道坦坦,幽人貞吉。

밟는 길이 평탄하니 숨어 사는 사람이 바르고 굳게 지키면 길하다.

굳센 양이 가운데에서 아래에 있고 위로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평탄한 길을 밟으며 홀로 조용히 바름을 지키는 숨은 이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주석은 숨어 사는 사람이 길을 밟아 가다 이 점을 만나면 바르고 길하다고 합니다. 남과 얽히지 않은 걸음이 오히려 평탄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육삼(六三)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眇能視,跛能履,履虎尾,咥人,凶。武人為于大君。

눈이 어두우면서 볼 수 있다 하고 다리를 절면서 걸을 수 있다 하여 범의 꼬리를 밟으니 범이 사람을 물어 흉하다. 무인이 대군 노릇을 한다.

육삼은 가운데도 아니고 바르지도 않으며 부드러우면서 뜻만 굳셉니다. 주석은 이런 처지로 굳센 건을 밟으면 반드시 다친다고 봅니다. 성치 않은 눈과 다리로 범의 꼬리를 밟다 물리는 그림이 그것입니다. 굳세고 사나운 무인이 뜻을 얻어 함부로 날뛰는 모습도 함께 있습니다. 주희는 진정(秦政)과 항적(項籍)을 예로 들며 그런 자가 어찌 오래가겠느냐고 했습니다.

구사(九四)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履虎尾,愬愬,終吉。

범의 꼬리를 밟으나 두려워하고 삼가니 끝내 길하다.

구사도 가운데가 아니고 바르지 않은 채 구오의 굳셈을 밟고 있습니다. 육삼과 처지가 비슷하지만 굳센 양이 부드러운 자리에 있어 경계하고 두려워할 줄 압니다. 그래서 끝내 길하다고 주희는 보았습니다. 같은 범의 꼬리를 밟고도 조심성 하나로 결과가 갈리니 육삼과 나란히 읽을 만한 효입니다.

구오(九五)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夬履,貞厲。

결단하여 밟아 나가니 바르게 지켜도 위태롭다.

굳세고 가운데이며 바른 구오가 임금의 자리를 밟고 아래에서는 태가 기쁘게 응합니다. 무슨 일이든 거리낌 없이 해치우니 결단하여 밟는 모습입니다. 주희는 비록 바름을 얻었어도 이것이 위태로운 길이라 하여 '바르게 지켜도 위태롭다'는 점사가 붙었다고 보았습니다. 거칠 것이 없을 때가 도리어 조심할 때라는 깊은 경계입니다.

상구(上九)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視履考祥,其旋元吉。

밟아 온 길을 보고 그 상서로움을 살피니 두루 돌아 빈틈이 없으면 크게 길하다.

밟아 가는 일의 끝에 이르러 지나온 걸음을 돌아보고 그 조짐을 살피는 모습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두루 어긋남이 없었다면 크게 길하다고 주희는 풀었습니다. 다만 화복은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밟아 온 바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괘를 뽑았다면

오늘의 괘에서 이 괘가 나왔다면 변효 수에 따라 읽을 글이 달라집니다. 변효가 없으면 괘사를, 하나면 그 효의 효사를 읽고 여럿이면 주희의 『역학계몽』 규칙을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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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원본주역본의(原本周易本義)』 사고전서 문연각본, 한적 리포지토리 KR1a0031 전사본(교정·표점: 까치테스트) · 번역과 풀이: AI(Claude)가 주희 『주역본의』의 주석을 바탕으로 쓰고 원문·주석과 대조해 고쳤습니다. 자세한 출처와 교정 목록은 오늘의 괘 안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