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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괘 화택규(火澤睽)

위 ☲ 리(離) · 불 / 아래 ☱ 태(兌) · 못

kuí · 睽

불과 못처럼 서로 어긋나는 때로, 큰일을 함께 이루기는 어렵지만 작은 일에는 길함이 남아 있다고 보는 괘입니다.

위에는 리(☲, 불)가, 아래에는 태(☱, 못)가 있습니다. 주희는 불과 못의 성질이 서로 어긋나고 둘째 딸(리)과 막내딸(태)이 뜻을 같은 곳에 두지 않는 모습에서 규(睽), 곧 어긋남을 읽었습니다. 그래도 안으로는 기뻐하고(說) 밖으로는 밝으며 육오가 가운데에서 구이와 응하니, 작은 일에는 길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괘사(卦辭)

괘 전체에 붙은 글입니다. 변효가 없을 때 읽습니다.

睽,小事吉。

규는 작은 일에 길하다.

주희는 규(睽)를 어긋나고 다름으로 풀었습니다. 두 딸이 한집에 있어도 뜻이 같은 곳으로 가지 않으니 큰일을 함께 도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괘의 덕과 변화, 몸체를 차례로 들어 길한 구석을 찾았습니다. 안은 기쁘고 밖은 밝습니다. 리괘(離)·중부괘(中孚)·가인괘(家人)에서 부드러운 효가 위로 나아가 이루어진 괘이기도 합니다. 또 육오가 가운데를 얻어 아래 구이의 굳셈과 응합니다. 그래서 큰일은 안 되어도 작은 일에는 길한 도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대상(大象)

『상전(象傳)』이 위아래 두 괘의 상으로 괘 전체를 풀이한 문장입니다.

上火下澤,睽。君子以同而異。

위는 불이고 아래는 못인 것이 규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같으면서도 다르게 한다.

주희는 '두 괘가 한 몸을 이루었으나 성질은 같지 않다'고만 풀었습니다. 불과 못이 한 괘 안에 함께 있으면서도 저마다의 성질을 잃지 않는 모습입니다. 군자가 사람들과 어울리되 지킬 것은 달리 지키는 태도를 이 문장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효사(爻辭)

맨 아래 초효부터 맨 위 상효까지 차례로 실었습니다. 효 이름의 구(九)는 양효, 육(六)은 음효를 뜻합니다.

초구(初九)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悔亡。喪馬勿逐,自復。見惡人,无咎。

뉘우침이 사라진다. 말을 잃어도 쫓지 말라, 스스로 돌아온다. 악한 사람을 만나 보면 허물이 없다.

초구는 위에서 응해 줄 바른 짝이 없으니 본래 뉘우칠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긋나는 때에는 같은 덕끼리 응하므로 뉘우침이 사라집니다. 잃은 말을 쫓지 않아도 저절로 돌아온다는 상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주희는 악한 사람도 만나 보아야 허물을 피할 수 있다며 공자가 양화(陽貨)를 대한 일과 같다고 했습니다.

구이(九二)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遇主于巷,无咎。

골목에서 주인을 만나니 허물이 없다.

구이와 육오는 음양이 바르게 응하는 짝입니다. 하지만 어긋남이 시작되는 때라 서로 엇갈려 쉽게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큰길이 아닌 골목에서처럼 에둘러 서로를 찾아 만나야 허물이 없다고 주희는 보았습니다. 정면으로 마주하기 어려울 때는 돌아가는 길도 길이 됩니다.

육삼(六三)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見輿曳,其牛掣,其人天且劓,无初有終。

수레는 뒤로 끌리고 소는 앞에서 붙들린 것을 보며 그 사람은 머리를 깎이고 코를 베인다. 처음은 없으나 끝은 있다.

육삼은 상구와 바르게 응하는 짝이지만 두 양 사이에 끼여 있습니다. 뒤에서는 구이가 수레를 끌어당기고 앞에서는 구사가 소를 막습니다. 어긋나는 때에 상구의 의심과 사나움까지 깊어 머리를 깎이고 코를 베이는 상처를 입습니다. 그래도 주희는 그릇된 것이 바른 것을 이기지 못하니 끝내는 짝과 합하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구사(九四)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睽孤,遇元夫,交孚,厲,无咎。

어긋나 외로운데 훌륭한 사내를 만나 서로 믿으니, 위태롭게 여겨야 허물이 없다.

구사는 아래에 응하는 짝이 없어 외롭습니다. 그러다 초구를 만나는데, 주희는 이것을 '훌륭한 사내를 만난다'로 보았고 같은 덕끼리 서로 믿는 일이라 했습니다. 다만 어긋나는 때이니 늘 위태로움을 알고 조심해야 허물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믿을 사람을 만난 뒤에도 긴장을 풀지 않는 자세입니다.

육오(六五)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悔亡。厥宗噬膚,往何咎。

뉘우침이 사라진다. 그 종친이 살갗을 깨무니, 가면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음이 양의 자리에 있으니 뉘우칠 일이 있는 자리입니다. 그래도 가운데를 얻고 응하는 짝이 있어 그 뉘우침을 없앨 수 있습니다. 주희는 '그 종친'을 구이로 보았고 살갗을 깨문다는 것은 쉽게 합한다는 말로 풀었습니다. 부드러우면서 가운데를 지키는 덕이 있으니 가서 만나도 허물이 없습니다.

상구(上九)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睽孤,見豕負塗,載鬼一車,先張之弧,後說之弧,匪寇婚媾,往遇雨則吉。

어긋나 외로우니, 돼지가 진흙을 뒤집어쓴 것을 보고 귀신이 한 수레 가득 실린 것을 본다. 처음에는 활을 당기다가 뒤에는 활을 내려놓으니, 도적이 아니라 혼인을 청하는 것이다. 가서 비를 만나면 길하다.

상구는 밝음과 어긋남이 모두 끝에 이른 자리에서 스스로 의심하고 사나워져, 짝인 육삼과 멀어졌습니다. 주희는 진흙 묻은 돼지를 상대의 더러움만 보는 것으로, 귀신을 가득 실은 수레를 없는 것을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풀었습니다. 활을 내려놓는 데서 의심이 풀리기 시작해, 도적이 아니라 가까운 짝임을 알고 비를 만나 다시 합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괘를 뽑았다면

오늘의 괘에서 이 괘가 나왔다면 변효 수에 따라 읽을 글이 달라집니다. 변효가 없으면 괘사를, 하나면 그 효의 효사를 읽고 여럿이면 주희의 『역학계몽』 규칙을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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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원본주역본의(原本周易本義)』 사고전서 문연각본, 한적 리포지토리 KR1a0031 전사본(교정·표점: 까치테스트) · 번역과 풀이: AI(Claude)가 주희 『주역본의』의 주석을 바탕으로 쓰고 원문·주석과 대조해 고쳤습니다. 자세한 출처와 교정 목록은 오늘의 괘 안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