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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괘 수천수(水天需)

위 ☵ 감(坎) · 물 / 아래 ☰ 건(乾) · 하늘

xū · 需

험한 물 앞에서 굳센 힘이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괘로, 믿음과 바름을 지닌 기다림이 통한다고 말합니다.

아래는 건(☰, 하늘), 위는 감(☵, 물)인 괘입니다. 건의 덕인 굳셈(健)이 감의 덕인 빠짐(陷)을 만났으니 굳센 것이 험한 것 앞에 선 셈입니다. 주희는 수(需)를 기다림으로 풀었습니다. 굳센 힘이 험한 것 앞에서 서둘러 나아가지 않으니 빠지지 않는다는 데서 기다림의 뜻이 나옵니다. 여섯 효는 험한 물에서 먼 들판부터 구덩이 속까지 기다리는 자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 줍니다.

괘사(卦辭)

괘 전체에 붙은 글입니다. 변효가 없을 때 읽습니다.

需,有孚,光亨,貞吉,利涉大川。

수는 믿음이 있으면 빛나게 형통하고 바르고 굳게 지키면 길하니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롭다.

주희는 믿음(孚)을 속에 꽉 찬 미더움으로 풀었습니다. 구오는 감의 한가운데를 채운 굳센 양입니다. 가운데이고 바른 데다 높은 자리에 있어 믿음이 있고 바름을 얻은 형상이 됩니다. 또 앞에는 감의 물이 있고 굳센 건이 그 앞에 다가섰으니 물을 건너려 하되 가볍게 나아가지 않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다리면서 믿음이 있으면 빛나게 통하며 바르기까지 하면 길하여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롭습니다. 바르고 굳음은 어디에나 이롭지만 내를 건널 때에는 기다릴 줄 알아야 서두르다 험한 데 걸려들지 않으니 이것이 특히 귀하다고 주희는 덧붙였습니다.

대상(大象)

『상전(象傳)』이 위아래 두 괘의 상으로 괘 전체를 풀이한 문장입니다.

雲上於天,需。君子以飲食宴樂。

구름이 하늘로 올라감이 수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마시고 먹으며 잔치하고 즐긴다.

구름이 하늘에 올랐으니 더 할 일이 없고 음양이 어우러져 저절로 비가 내리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주희는 기다려야 할 일도 그와 같아서 다른 일을 꾸미지 말고 마시고 먹으며 즐기면서 저절로 오기를 기다린다고 풀었습니다. 무엇이든 손을 대는 순간 그것은 이미 기다림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효사(爻辭)

맨 아래 초효부터 맨 위 상효까지 차례로 실었습니다. 효 이름의 구(九)는 양효, 육(六)은 음효를 뜻합니다.

초구(初九)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需于郊,利用恆,无咎。

교외에서 기다리니 한결같이 함이 이롭고 허물이 없다.

교외는 탁 트인 먼 곳이라 아직 험한 데에 가깝지 않은 자리입니다. 초구는 굳센 양이어서 제자리를 한결같이 지킬 수 있는 모습도 지녔습니다. 이렇게만 한다면 허물이 없다고 주희는 점친 사람에게 일렀습니다. 위험이 멀리 있을 때 조급해지지 않는 것도 기다림의 한 방법입니다.

구이(九二)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需于沙,小有言,終吉。

모래밭에서 기다리니 조금 구설이 있으나 끝내 길하다.

모래밭은 물가에 가까워 험한 데에 한 걸음 다가선 곳입니다. 말로 입는 상처는 재앙 가운데 작은 것입니다. 점점 나아가 감에 가까워진 자리이지만 굳센 양이 가운데 자리에서 기다릴 줄 아니 끝내 길하다고 봅니다. 작은 말썽에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기다림입니다.

구삼(九三)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需于泥,致寇至。

진흙에서 기다리니 도적을 불러들인다.

진흙은 곧 험한 데에 빠져들 곳이고 도적은 해 가운데 큰 것입니다. 구삼은 험한 감과 더 가까워졌는데 지나치게 굳세고 가운데도 아니어서 이런 그림이 되었다고 주희는 풀었습니다. 점사가 '불러들인다'고 한 것은 해가 바깥에서 오기 전에 제 자리와 지나친 굳셈이 그것을 불렀음을 보여 줍니다.

육사(六四)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需于血,出自穴。

피 흘리는 곳에서 기다리니 구덩이에서 나온다.

피는 죽이고 다치는 곳, 구덩이는 험하게 빠지는 곳입니다. 육사는 감에 들어서 험한 데 발을 들였으니 '피 흘리는 곳에서 기다린다'는 그림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부드러운 음이 제자리를 바르게 얻어 기다리며 나아가지 않으니 구덩이에서 나오는 그림도 함께 있습니다. 주희는 이와 같으면 다치는 곳에 있어도 끝내 빠져나온다고 보았습니다.

구오(九五)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需于酒食,貞吉。

술과 음식으로 기다리니 바르고 굳게 지키면 길하다.

술과 음식은 잔치를 여는 도구로, 편안히 기다리는 모습을 그립니다. 구오는 굳센 양으로 가운데이고 바르며 높은 자리에서 기다립니다. 점친 사람이 이처럼 바르고 굳으면 길하다고 주희는 보았습니다. 가장 높은 자리의 기다림이 오히려 가장 느긋하게 그려졌습니다.

상육(上六)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入于穴,有不速之客三人來,敬之終吉。

구덩이로 들어가니 청하지 않은 손님 셋이 온다. 공경하면 끝내 길하다.

음이 험함의 맨 끝에 있어 더는 기다릴 것이 없고 빠져서 구덩이로 들어간 모습입니다. 아래로 짝하는 구삼이 그 아래 두 양과 함께 기다림이 다해 나란히 올라오니 부르지 않은 세 손님이 됩니다. 부드러운 음은 이들을 막을 힘이 없지만 순하게 맞을 줄 아니 공경하는 모습입니다. 뜻밖에 찾아온 이들을 공경으로 대하면 험한 데 빠진 처지라도 끝내 길하다고 합니다.

이 괘를 뽑았다면

오늘의 괘에서 이 괘가 나왔다면 변효 수에 따라 읽을 글이 달라집니다. 변효가 없으면 괘사를, 하나면 그 효의 효사를 읽고 여럿이면 주희의 『역학계몽』 규칙을 따릅니다.

오늘의 괘 뽑기 →읽는 법 전체 보기 →

원문: 『원본주역본의(原本周易本義)』 사고전서 문연각본, 한적 리포지토리 KR1a0031 전사본(교정·표점: 까치테스트) · 번역과 풀이: AI(Claude)가 주희 『주역본의』의 주석을 바탕으로 쓰고 원문·주석과 대조해 고쳤습니다. 자세한 출처와 교정 목록은 오늘의 괘 안내에 있습니다.

이 괘에서 바로잡은 글자 — 초구(初九): 需于郊利用恆 → 需于郊利用恆无咎 · 전사본의 怕 → 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