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에 이끌려 움직이는 혼인을 그린 괘입니다. 바르지 않게 맺어진 것은 끝에 폐단이 있음을 내다보게 합니다.
위는 우레인 진(震, ☳), 아래는 못인 태(兌, ☱)로, 설괘전은 진을 움직임(動), 태를 기쁨(說)이라 했습니다. 주희는 막내딸인 태가 맏아들인 진을 따르고 그 마음도 기뻐서 움직이는 것이라 둘 다 바르지 않다고 보고 여기서 누이가 시집가는 괘의 이름을 읽었습니다. 둘째부터 다섯째 효까지 모두 제자리를 얻지 못했으니 나아가면 흉하고 이로울 바가 없다는 것이 이 괘의 줄거리입니다.
괘사(卦辭)
괘 전체에 붙은 글입니다. 변효가 없을 때 읽습니다.
歸妹,征凶,无攸利。
귀매는 나아가면 흉하고 이로울 바가 없다.
여자가 시집가는 것을 귀(歸)라 하고 매(妹)는 막내딸입니다. 막내딸인 태가 맏아들인 진을 따라가는 것도, 그 마음이 기쁨에서 움직이는 것도 주희는 바르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게다가 둘째부터 다섯째 효까지 하나도 바른 자리에 있지 않고 육삼과 육오는 부드러운 음으로 굳센 양 위에 올라타 있습니다. 그래서 나아가면 흉하고 이로울 바가 없다고 했습니다. 기쁨에 끌려 움직이는 것과 바른 길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볼 만합니다.
대상(大象)
『상전(象傳)』이 위아래 두 괘의 상으로 괘 전체를 풀이한 문장입니다.
澤上有雷,歸妹。君子以永終知敝。
못 위에 우레가 있는 것이 귀매이니, 군자는 이를 보고 끝을 길게 헤아려 폐단을 안다.
우레가 움직이면 못이 따라 출렁이는 데서 누이가 시집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주희는 군자가 그 맺어짐이 바르지 않은 것을 보고 끝에 폐단이 있으리라는 것을 안다고 풀었고 일과 사물에 미루어 보아도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효사(爻辭)
맨 아래 초효부터 맨 위 상효까지 차례로 실었습니다. 효 이름의 구(九)는 양효, 육(六)은 음효를 뜻합니다.
초구(初九)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歸妹以娣,跛能履,征吉。
누이가 잉첩으로 시집간다. 절뚝거리면서도 걸을 수 있으니, 나아가면 길하다.
초구는 맨 아래에 있고 바르게 응하는 짝이 없어 잉첩(娣)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양의 굳셈은 여인에게 어질고 바른 덕입니다. 다만 잉첩은 낮은 자리라 본부인을 받들어 도울 수 있을 뿐이니, 절뚝거리면서도 걷는 모습이 더해졌습니다. 그래서 점사는 나아가면 길하다고 했습니다.
구이(九二)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眇能視,利幽人之貞。
한쪽 눈이 어두워도 볼 수 있다. 숨어 사는 사람처럼 바르고 굳게 지킴이 이롭다.
앞의 효에서 절뚝거리며 걷는다고 한 말을 이어받은 구절입니다. 구이는 굳센 양으로 가운데를 얻었으니 어진 여인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응하는 짝인 육오가 도리어 연약하고 바르지 않아, 어진 여인이 좋은 짝을 만나지 못해 집안을 돕는 공을 크게 이루지 못합니다. 숨어 사는 사람(幽人)은 도를 품고 바름을 지키되 짝을 만나지 못한 사람이라고 주희는 풀었습니다.
육삼(六三)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歸妹以須,反歸以娣。
누이가 시집가려 하나 기다리게 되니, 도리어 잉첩으로 시집간다.
육삼은 연약하고 가운데도 바르지도 않으며 기쁨을 주관하는 태의 주인입니다. 주희는 이를 바르지 않아 아무도 아내로 맞으려 하지 않는 여인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맞는 짝을 얻지 못하고 도리어 잉첩으로 갑니다. 기다림(須)을 낮은 신분의 여인으로 읽는 견해도 있다고 주희는 함께 적었습니다.
구사(九四)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歸妹愆期,遲歸有時。
누이가 시집갈 때를 넘기니, 늦게 시집가는 데에도 때가 있다.
구사는 굳센 양으로 위 괘에 있으면서 바르게 응하는 짝이 없습니다. 주희는 어진 여인이 가볍게 남을 따르지 않고 때를 넘기면서 시집갈 곳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보았습니다. 바로 아래 육삼과 정반대인 셈입니다. 늦어지는 것이 곧 그릇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이 효에 담겨 있습니다.
육오(六五)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帝乙歸妹,其君之袂,不如其娣之袂良,月幾望,吉。
제을이 누이를 시집보내니, 본부인의 옷소매가 잉첩의 옷소매만큼 좋지 못하다. 달이 거의 보름이니 길하다.
육오는 부드러운 음으로 가운데를 얻어 높은 자리에 있고 아래로 구이와 응합니다. 덕을 높이고 꾸밈을 귀하게 여기지 않으니, 제을(帝乙)이 누이를 낮은 곳으로 시집보내면서 옷차림을 화려하게 하지 않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인의 덕은 이보다 더할 수 없이 차올랐으므로 달이 거의 보름에 이른 모습이 더해졌습니다. 이와 같으면 길하다고 했습니다.
상육(上六)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女承筐无實,士刲羊无血,无攸利。
여자가 광주리를 받드나 담긴 것이 없고, 남자가 양을 찔러도 피가 나지 않으니 이로울 바가 없다.
상육은 연약한 음으로 귀매의 끝에 있고 응하는 짝도 없습니다. 주희는 이를 혼인을 약속했으나 끝내 이루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았습니다. 광주리는 비어 있고 양을 찔러도 피가 나지 않으니, 하려던 일이 끝내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이로울 바가 없다는 판단이 붙었습니다.
이 괘를 뽑았다면
오늘의 괘에서 이 괘가 나왔다면 변효 수에 따라 읽을 글이 달라집니다. 변효가 없으면 괘사를, 하나면 그 효의 효사를 읽고 여럿이면 주희의 『역학계몽』 규칙을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