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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괘 뇌화풍(雷火豐)

위 ☳ 진(震) · 우레 / 아래 ☲ 리(離) · 불

fēng · 豐

밝음으로 움직여 크게 성한 때의 괘입니다. 가득 찬 때일수록 근심에 매이기보다 한낮의 해처럼 지나치지 않게 지켜야 한다고 봅니다.

위는 우레인 진(震, ☳), 아래는 불인 리(離, ☲)로, 설괘전은 진을 움직임(動), 리를 붙음(麗)이라 했습니다. 주희는 밝음으로 움직이니 성대한 기세라 일이 통한다고 보면서도 가득 찬 것은 기울게 마련이라 근심할 일이 따른다고 했습니다. 근심만 해서는 소용이 없으니 늘 그러함을 지켜 지나치게 넘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 이 괘의 줄거리입니다.

괘사(卦辭)

괘 전체에 붙은 글입니다. 변효가 없을 때 읽습니다.

豐,亨,王假之。勿憂,宜日中。

풍은 형통하니, 왕이 이에 이른다. 근심하지 말라. 한낮의 해와 같아야 마땅하다.

주희는 풍(豐)을 '크다'로 풀었습니다. 아래의 밝음으로 위에서 움직이니 성대한 기세가 되어 일이 통하는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왕이 이런 성대함에 이르면 가득 찬 것이 기울 때가 오니 근심할 거리도 생깁니다. 주희에 따르면 성인은 근심만 해서는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늘 그러함을 지켜 지나치게 성하지 말라는 뜻으로 '근심하지 말고 한낮의 해와 같으라'고 경계했습니다. 가장 밝을 때일수록 그 밝음이 넘치지 않는지 살펴보세요.

대상(大象)

『상전(象傳)』이 위아래 두 괘의 상으로 괘 전체를 풀이한 문장입니다.

雷電皆至,豐。君子以折獄致刑。

우레와 번개가 함께 이르는 것이 풍이니, 군자는 이를 보고 옥사를 판결하고 형벌을 시행한다.

우레의 위엄과 번개의 밝게 비춤이 함께 가는 모습을 취했다고 주희는 짧게 풀었습니다. 밝게 살피는 일과 위엄을 세우는 일이 함께 있어야 옥사를 가리고 형벌을 시행할 수 있다는 데서 나온 문장입니다.

효사(爻辭)

맨 아래 초효부터 맨 위 상효까지 차례로 실었습니다. 효 이름의 구(九)는 양효, 육(六)은 음효를 뜻합니다.

초구(初九)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遇其配主,雖旬无咎,往有尚。

짝이 될 주인을 만나니, 비록 같더라도 허물이 없고 나아가면 높임을 받는다.

짝이 될 주인은 구사를 가리키고 '같다(旬)'는 둘 다 양이라는 뜻이라고 주희는 풀었습니다. 양과 양은 보통 서로 응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풍의 때에는 아래의 밝음과 위의 움직임이 서로를 돕기 때문에, 초구가 구사를 만나는 일은 둘 다 양이어도 허물이 없고 나아가면 높임을 받는다고 봅니다.

육이(六二)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豐其蔀,日中見斗,往得疑疾。有孚發若,吉。

가리개를 크게 하니 한낮에 북두성을 본다. 나아가면 의심과 미움을 사나, 믿음을 두어 일깨우면 길하다.

육이는 리의 주인이라 더없이 밝은데, 위에서 응하는 육오는 부드럽고 어둡습니다. 가리개(蔀)를 크게 둘러 한낮에도 어두워져 별이 보이는 모습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그런 어두움을 쫓아가면 도리어 의심을 받으니, 정성을 쌓아 상대를 감동시켜 일깨울 때 길하다는 말이 붙었습니다. 가운데가 빈 음효는 믿음의 모습이라고 주희는 덧붙였습니다.

구삼(九三)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豐其沛,日中見沬,折其右肱,无咎。

휘장을 크게 치니 한낮에 작은 별을 본다. 오른팔이 꺾이나 허물이 없다.

패(沛)는 다른 본에 패(斾)로 되어 있어 드리운 휘장을 뜻하니, 가리개보다 더 심하게 가립니다. 매(沬)는 작은 별입니다. 구삼은 밝음의 맨 끝에 있으나 어두운 상육과 응하니 오른팔이 꺾인 듯 쓰일 수 없습니다. 그래도 주희는 그것을 구삼의 허물로 보지 않았습니다.

구사(九四)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豐其蔀,日中見斗,遇其夷主,吉。

가리개를 크게 하니 한낮에 북두성을 본다. 같은 무리의 주인을 만나니 길하다.

가리개와 북두성의 모습은 육이와 같습니다. 같은 무리(夷)는 같은 양인 초구를 가리킵니다. 풍의 때에 어두운 임금을 만나면 아래로 내려가 덕이 같은 이와 함께할 때 길하다고 주희는 보았습니다. 위가 어두울 때 곁에서 같은 뜻을 지닌 이를 찾아가는 장면입니다.

육오(六五)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來章,有慶譽,吉。

밝은 이들을 오게 하면 경사와 기림이 있어 길하다.

바탕은 부드럽고 어둡지만 천하의 밝은 이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면 경사와 기림이 있어 길하다고 했습니다. 주희는 육오가 부드럽고 어두운 까닭에 이 말을 두어 길을 열어 준 것이라 보았고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점사대로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스로의 모자람을 아는 데서 밝음을 들이는 일이 시작됩니다.

상육(上六)공유받은 결과에서 변한 효

豐其屋,蔀其家,闚其戶,闃其无人,三歲不覿,凶。

지붕을 크게 하고 집을 가리니, 그 문을 엿보아도 고요하여 사람이 없다. 세 해 동안 보지 못하니 흉하다.

연약한 음이 풍의 끝이자 움직임의 끝에 있으니, 밝음이 극에 이르러 도리어 어두워진 자리입니다. 그래서 집을 크게 지어 놓고 오히려 그것으로 스스로를 가리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없고 세 해 동안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가림이 그만큼 깊음을 뜻합니다. 주희는 그 흉함을 심하다고 보았습니다. 크게 쌓은 것이 스스로를 가두는 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괘를 뽑았다면

오늘의 괘에서 이 괘가 나왔다면 변효 수에 따라 읽을 글이 달라집니다. 변효가 없으면 괘사를, 하나면 그 효의 효사를 읽고 여럿이면 주희의 『역학계몽』 규칙을 따릅니다.

오늘의 괘 뽑기 →읽는 법 전체 보기 →

원문: 『원본주역본의(原本周易本義)』 사고전서 문연각본, 한적 리포지토리 KR1a0031 전사본(교정·표점: 까치테스트) · 번역과 풀이: AI(Claude)가 주희 『주역본의』의 주석을 바탕으로 쓰고 원문·주석과 대조해 고쳤습니다. 자세한 출처와 교정 목록은 오늘의 괘 안내에 있습니다.

이 괘에서 바로잡은 글자 — 초구(初九): 雖旬尤咎 → 雖旬无咎